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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회 다녀와서 소감 몇자 적었습니다

2005.02.20 16:06

임낙길 조회 수:1772 추천:217

                   = Netmuz's의 제7회 연주회를 다녀와서 =

우수절 보내 놓고 보니 계절의 경계 바뀜이 아쉬워 인가,  녹녹하지 않은 추위로 코끝이 매콤한 저녁이었다.
언제나처럼 을씬년한 교정의 바람을 떨궈내며 들어선 콘서트 홀.  
이내 찬기운이 사라지고 온기만이 느껴진다.
무대 위에 꽉찬 Netmuz's 단원들의 가슴에 농축된 열정이 눈과 손과 입으로 뿜어지기 때문이리라.

선곡되어 연주된 음악의 장르나 그 곡들이 가지는 음악적 가치와 의미, 나아가 연주 기량의 크기와 기법에 대하여는 그야말로 짧은 식견과 문필로서 이를 논 할 수 없을뿐더러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할것이다. 관념의 사유는 늘 무엇으로부터 얼만큼의 풍요가 얻어지는가가 관건 일뿐.
왜냐하면, 음악을 업으로 하지 않는 이들, 연주를 직업으로 하지 않는 그들이 모여 우리네 같은 범부들에게 순수와 열정의 서정으로부터 자유와 해방감을 함께 다 가져다 주는 시간과 의미가 무엇보다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조는듯 흐적이는 무대의 조명
흔들림도 반향도 없이 흐르는  긴장감
느낌없는 관객의 시선 사이를 비집으며 순간의 고립을 깨어 내는 '베토벤의바이올린협주곡'
이들의 무대는 이렇게 시작되었고
전원적 평온과 밝고 따스함을 그들이 글로서 소개하지 않더라도 소리의 하모니는 어느새 무대와 객석이 함께 부르는 찬가의 절정을 향하여 구름처럼 피어난다.

첫번째 곡이 끝날 무렵부터 Netmuz's 단원들은 경락의 마디들을 모두 풀고 관객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와 진다.
그리고는 '페르시아의시장' 에서는 저절로 신명이 난다.
목관의 단아함이 공주의 아름다움을 미처 다 표현하기도 전에 곡은 끝나고 활을 잡은 현악의 아쉬움은 멍하니 허공을 그어 대다 이어지는 '하바네라' 에서 안도의 숨을 내쉰다.
잔잔하던 감동의 선율을 바이올린이 증폭시켜 내 팽개치면 벽을 타고 내몰리는 소리의 서정을 비올이 현에 받아 마침내는 첼로의 지판 위에 낭만까지 함께 가슴으로 품는다.

파도처럼 일렁이는 현사위를 달래던 활 궤적의 손놀림이
주어진 영역의 경계를 이탈하려 하지만 Conductor 는 이를 끝까지 용인하지 않는다.
달콤한 향기의 소리로 이들을 달래려 하지만 또 한 차례 단원들과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즈음
터질만큼 팽창된 소리를 다 빗고 나도 그들은 힘이 남아돈다.
Conductor가 금관파트의 아쉬움을 걱정하며 왜 이 곡을 선곡했나 하는 후회의 마음이 앞서기도  전에 이번엔 그 자신의 손끝 스스로가 무아의 경계를 넘고
이제는 주체 할 수 없는 숨가뿜으로 공간을 헤매이고 있다.
이쯤되면 관악 파트의 부추김 속에 객석으로 내달리고픈 소리들이 그들의 의욕과 열정으로 모아져
내려앉는 콘서트홀의 어둠 뒤로 사랑의 연가되어 메아리 진다.
그 여운은 아주 오랜동안 이날의 모든 이 가슴에 깊은 서정과 사랑으로 남으리라.

어느새
까만 밤에 묻힌 연주회장의 창문틈새로 새어지는 불빛을 따라 저만치 봄이오는 숨 소리가 들린다.
그래, 낭만까지 있는 저녁이어서 너무 좋다.

<그들의 말처럼 '주체 할 수 없는 사랑에로의 열정' 이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고 끝내는 이처럼 즐겁고 유익함을 충전하게 해준  Netmuz's 단원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더욱 발전하시기를 바라면서 연주회에 초대해준 은아님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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